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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학생일기


제 목 | 중국이란 파란새를 찾아서 2(푸다오수업)

작성자 : 해동성국발해 작성일 : 2013-12-25 조회 : 4193


 2005.01.09

 

 

 오늘은 몸이 피곤하다. 전날 마신 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신나게 웃어대었기 때문이다. 상무대학에 있는 가족과도 같은 선후배들에게 동북재경대로의 변화의 심정을 고백하며, 비록 3개월이지만 소중하게 만들어왔던 그들과의 추억들을 되돌아보며 오랜만에 정말 환하게 웃으면 맥주한잔을 할 수 있었다.(우리 학교 주변에서 살수 있는 맥주는 참 싸다. 보통 2,3원 정도 하니까 한 병에 우리 돈으로 3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요일이기에 당연히 수업은 없고 대신 나는 주말에도 푸다오(과외)를 한다. 나는 2명의 푸다오 선생님이 있는데 모두 이곳 대학 영어과 학생들이다. 내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 할 수 있는 중국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려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싶어서 영어과의 학생을 구했다.

 

 처음 한두 달간은 푸다오를 하면서 발음과 성조연습을 집중적으로 했고, 이제는 책 없이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아주 기본적인 내용들의 이야기들이지만^^). 책의 내용들은 이제 내 스스로도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학생들은 모두 푸다오를 하고 있고, 1시간의 푸다오 수업료로 10위안(1300원)을 준다.

 

 

 이 곳 상무대학은 한국 학생들이 정말 적기 때문에 아직도 중국인들에게 한국 학생들은 신기에 대상이며, 다가와 한마디 걸어보고 싶은 상대이다. 그래서 난 중국에 오자마자 쉽게 친구들을 사귀어 나갈 수 있었다. 그 때는 정말 중국말도 못하면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Excuse me, 워시 신라이더 한구어 리우슈에셩..." 그러면서 사람들 만나는 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 때 첨으로 사귀었던 "쑨난앤"이라는 여학생과 오늘 같이 시내에 나갔다. 택시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 아이가 참 부담스러워 하기에 역겨운 냄새를 각오하고 버스를 탔다(이 곳의 버스요금은 무조건 1위안이다). 어쩌면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는 친구들과 라오시들에게 주기 위해 지금까지 찍어둔 사진들을 인화하고, 스티커사진도 찍어보고, 쑨난앤을 따라 훈둔이라는 음식을 먹으러 갔다.

 

  중국에 오는 사람들에게 "니하오"는 할 줄 몰라도 "뿌용 샹차이(샹차이는 빼주세요)"라는 말은 배워가기를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중국의 많은 요리의 들어가는 샹차이는 나에게 아니 모든 한국인에게 역겨운 향과 맛을 내게 하는 채소(야채?)이다. 샹차이가 들어간 음식은 내가 중국에 온 며칠 안된 저녁식사를 하고 심하게 토를 한 후 절대로 먹지 않는다. 중국에 갔으면 중국 음식에 적응도 하고 경험 삼아 뭐든지 먹고 그래야 할 것이 아니냐는 말씀들을 하시겠지만 누군들 처음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쑨난앤이라는 친구는 마음이 참 고운 학생이다. 내가 첨에 그의 말을 못 알아들을 때 자기 얼굴이 빨개지면서 안절부절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그 학생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처음부터 나에게 영어로 설명을 해보려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데, 차차 내가 다른 친구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내가 쑨난앤에게 "네가 중국말을 하면 조금 못 알아  듣겠는데, 영어를 하면 더 못 알아듣겠다"는 말을 해버려서 심하게 상처를 준 기억이 있다. 그 후 쑨난앤은 절대 영어를 쓰지 않는다.

 

 나는 여기서 중국 남학생들에게 한국의 여대생과 중국의 여대생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느 나라의 학생들이 우리의 여학생들에게 견줄 수 있겠느냐만은 중국 여학생들 또한 그들만의 순수함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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