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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학생일기


제 목 | 북경제2외대, 대학평가단(2)

작성자 : 고양이 咪 咪 작성일 : 2013-12-27 조회 : 1521


출국 하루전날, 짐 싸는 문제가 어려웠다. 화물가방 20kg 기내가방 10kg. 무개를 잴 수 없어 그냥 필요한 거 위주로 담았다. 유학생 화물가방 제일 작은 거 구입했는데 다 차지도 않았는데, 화장품, 화장실 용품, 속옷, 신발2컬레, 드라이, 책과 노트, 엄마표 고추장... 짐작만으로도 20kg 금새 넘는다, 정말 얼마 담을 수가 없다. 이것 빼고 다시 저것 빼고. 친구 엄마가 장아찌랑 밑반찬 주신 것도 다시 돌려주고. 정말 최소한의 것만 가져가려고 노력했는데도, 가방은 넘 무거웠다. 에라 모르겠다. 이 정도는 꼭 필요해 그냥 가져가야겠다. 오버차지 내지 뭐...

 

친구들이 점심하자 는데, 그럴 시간 없다고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집으로 차 한 잔 하러 오겠다고한다. 와인 2병을 들고 찾아온 친구. 딱 한 병만, 했던 것이 대낮부터 와인 2병을 셋이서 마셨다. 에고, 나도 기분 좋을 만큼 취해버렸다...

 

어학연수 1년을 계획하고 있으니 집 정리도 좀 해 놓고 가야하는데... 1년 동안 후배가 와 있기로 했으니, 방 하나는 비워주고 집을 정리해줘야 하는데... 한잠도 못자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동생이 데리러 왔다. 223일 출국일 새벽 5시가 되었다. 그저께 밤에는 일하느라 1시간 쯤 눈 붙였을까? 아침 840분 비행기. 곧 집을 나서야한다.

김포공항에 6시 반에 도착했다. 아니, 왠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동생은 짐이 너무 무겁다고 무슨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성화다. 난 이미 너무 지쳐있었고, 오버차지가 kg당 얼마인지 알아보라고 해서, 마지못해 프랜드차이나 정실장님께 전화를 했다. 정실장님이 자기는 짐이 거의 없으니 함께 하자고 하신다. 정실장님을 기다려 함께 수속을 밟았다. 아니 정실장님은 작은 가방과 티켓을 내게 맡기고 일 보러 가셨다. 화물 부치는데서 그 무거운 가방을 올리는데, 난 모르고 (정신이 없다) 기내가방까지 함께 올렸다. 무게는 총 54kg. 14kg이 오번데, 기내가방을 내리겠다고 하니 기내가방이 18kg 이라서 기내반입이 안된다고 화물로 부쳐야한다고 한다. 난 지칠 대로 지쳐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 무거운 가방을 혼자서 올렸다 내렸다,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누구 하나 거들어 주는 사람 없었다... 항공사 직원은 겉으로만 친절한 척, 전혀 배려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에 난 화가 나기 시작했다. 화물가방은 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기내가방에 있는 책을 화물 가방으로 옮기면 될 것 같았다. 이러쿵 저러쿵 실갱이를 하다가 결국 난 몹시 기분이 나빠져서 옮기는 걸 포기하고 오버차지를 내겠다고 했는데, 저기 가서 기다리라고 밀어내는 것이다.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안내하는 항공사 아저씨는 나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찾아가 진행시켜달라고 몇 번 말했지만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저 만치 가 있으라고 자꾸만 나와 짐을 점점 더 밀쳐내는 것이다. 눈은 벌겋고 후줄근한 중년의 조그만 여자인 나를 무시하는 것만 같다. 줄 다 끝날 때까지 내게 벌을 주자는 심보인 것만 같다. 너무 화가 난 나는 그 항공사 직원에게 가서 “벌주는 거냐!” 하면서 큰소리를 쳤다. 그제서야 달랜다. 14kg이 오번데 10kg만 끊겠다고 선심도 쓴다. 오버차지는 1kg6,000. 오버차지 돈을 계산하고 오라고해서 카운터로 갔다. 그곳에서 새로 만든 중국은행 체크카드를 내밀었다. 안된다고 하다가 다시 승인 되었다고 했다가 한참을 시간을 끈다. 중국은행에서 카드를 만들 때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중국 가기 전에 한국에서 꼭 한 번 시험해 보고 가라는 말이 생각나서 했던 건데, 탑승시간은 다 되어오고, 정실장님한테 너무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다른 카드로 결재해 달라고 하고, 짐을 부치고 탑승하러 갔는데, 이거야 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 시간에 들어갈 수나 있을 것인지...

 

지금까지는 국내 모항공사를 줄곧 이용했었다. 오늘 부로 이 항공사와는 결별이다. 난 몹시 자존심이 상했고 쉽게 화가 풀릴 것 같지 않다. 이 나이에 어학연수 가겠다고 이 수모를 받다니, 받은 대로 갚아 주리라. 난 뒤끝 작렬인 여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절이 바뀌어 바람이 몰아쳐도 뒤끝 있는 여자로 남겠다. 요즘 시대에는 “쿨”,하다는 것을 멋진 캐릭터로 포장하지만 난 “뒤끝 있는” 사람이 더 인간적이고 의리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친절에 대해서도 불친절에 대해서도 난 꼭 받은 대로 돌려 주리라...

 

그렇게 붉으락 푸르락 뒤끝 있는 여자는 화를 삯이지 못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고개를 돌리는 사람이 있다. 어머머머머머... 우리는 서로 너무 당황하고 의아해서 눈을 비비고 확인해보았다. 못 본지 10년도 더 된 너무나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 분은 일본 출장길이란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 꼭 연락하자, 확인 또 확인하고... , 세상일이란...

파죽이 되어 탑승했지만 쉬 잠도 안 오고...

베이징 공항에 내리니 날씨도 쾌청하고 피곤도 좀 풀렸다. , 이곳 베이징에서 내가 1년 동안 지낸단 말이지? 왠지 베이징이 다정하게 느껴진다. 정실장님이 우리들을 인솔하여 다른 유학원에서 온 유학생들과 합류했다. 대기하고 있던 학교 버스를 나눠 타고 학교로 향하였다. 각 유학원 직원들과 학교 선배들이 짐을 챙겨주시고 기숙사까지 짐도 옮겨주시고 기숙사 배정 받고 입실까지 모두 도와주신다. 잘생기고 친절한 학교 선배들, 얼마나 고마웠던지... 학생회에서 나와서 학교 안내와 주변 환경, 핸드펀 만드는 것 모두 도와주셨다.

 

저녁에는 각 유학원이 함께 모여 호텔에서 저녁 만찬을 준비해주었다. 오늘 한국에서 온 유학생 수가 약 80 여명이라고 한다. 그 많은 유학생들에게 술과 요리가 넉넉했다. 점심 건너뛰고 이른 저녁식사에 쏘맥 한 잔 하고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기분 좋은 하루 마무리였다. 오늘 하루 정말 多事多難했다. 프랜드차이나 유학원과 정실장님, 그리고 제2외대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기숙사는 호텔급이다. 아주 깨끗하고 맘에 든다. 난 방 짝이 안 와서 5일 동안 아주 여유롭게 혼자서 지냈다.

227일 분반 고사를 보기위해 9시에 지정된 교실로 모였다. 열댓 명. 늦게 오는 사람도 있고 왔다 가는 사람도 있고, 나이나 국적은 너무나 다양하고, 2명의 여선생님이 들어와서 중국어와 영어로 시험은 안 본다고 하고, 학사 일정을 얘기하고, 질의 응답시간을 30분 쯤 하고 오늘 일정을 끝냈다.

 

후에 얘기를 들어보니, 시험 본 반도 있고 안 본 반도 있고 분반 시험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가 않다. 분반 평가 기준은 뭘까.

 

32일 토요일에 방 짝이 왔다. 부산에서 온 3학년 교환학생이다.

34일 월요일, 정해진 반으로 가서 라오스를 만나고 학우들과 자기소개를 간단히 하고, 책을 1권 받고, 1시간 여 만에 끝나고 돌아왔다. 35일 정상 수업이 시작됐다. 완전 기초반. ... 외국인이 한국인 보다 좀 더 많다. 다음날 어떤 학우가 다른 반에서 왔다. 바로 위 단계 반. 책을 보니, 그것도 넘 쉽다. 담임한테 가서 “나는 한국에서 1년 중국어 공부를 했다. 내일은 다른 반을 가서 들어 보고 싶다.” 얘기했더니, 흔쾌이 종이에 싸인을 해주면서 汉语学公室에 가서 왕 라오스를 찾으란다.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다. 내 차례가 왔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반은 이미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곤란하단다. 그 반 라오스를 찾아가서 ‘내가 가도 좋다’는 싸인을 받아오란다. 뛰어가 봤지만, 이미 수업은 끝나서 아무도 없다. 없다고 했더니, 또 다른 반을 가보란다. 이미 수업이 끝났는데, 거기도 없을 것이다. 왕 라오스는 싸인을 받아오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아주 귀찮은 표정과 말투다. 다른 직원까지 거들며 머라머라 하는데, 이미 난 들을 수가 없다. 일단 북적이는 정신없는 사무실을 나왔다. 2시 이후 점심시간이 끝나고 조용한 시간에 다시 오기로 마음먹었다.

 

대체 분반 배정은 어떤 평가 기준일까? 초급반은 몇 개나 있을까? 나는 책 배정을 해주는 汉语学料室로 찾아가서 책들을 살펴봤다. 초급반은 6급이 있다. 1-., 2-., 3-., 나는 그중의 1-上반 이었다. 이렇게 세밀하게 교과 과정을 만들어 놓고, 반 편성 기준은 대체 뭐란 말인가? 1-下반에서 학우들에게 물어보니, 대체적으로 3개월 이내로 공부한 사람들이었다. 자신에게 맞는 반을 찾으려고 들락이는 학우들, 말도 안통하고 ‘팅부동’이 난무하는 곳에서 교무 관리들은 짜증과 귀차니즘이 선연히 보이고... 나는 말 못하는 설움을 견디며 겨우 2번의 반을 옮겼다. 개강하고 일주일간은 공부도 안 되고, 이반 저반 도강을 하며 스스로 반을 찾는 스트레스가 제법 컸다. 지금 나는 초급 2-上반이다. 적당한 것 같다. 내 방짝은 중급 2반이다. 같은 반에서 4명이 왔는데, 늘 같이 다니면서 관광지도 자주 가고 친구들도 잘 사귄다. 그리고 이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왔던 중국인 친구도 있다. 따로 적응이 필요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밝고 명랑한 아가씨들이다.

짐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반편성 문제로 또 한 번 스트레스를 받았다... 두 가지가 가장 큰 난제였다. 방짝은 내 가방보다 훨 큰데, 짐도 훨 많은데, 어땠냐고 물으니, 자기들은 중국항공으로 왔다고 한다. 가격도 훨 저렴하고 23kg 2개까지 화물로 부칠 수 있단다. 그리고 기내가방, 노트북 가방, 백팩... 기내 가방도 무게를 안 달고 유학생의 편의를 봐주더라고 한다. 여자 유학생에게 짐 30kg은 너무 인색하다.

우리 학교 북경제2외국어대학은 내 생각에 <북경제2외국어대학 마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이 거의 다 학교 안 기숙사에서 살기 때문에 기숙사 건물이 무지 많다. 그리고 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학교에서 사는지 즐비한 아파트 건물이 살림집들인 것 같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아이들 노인들 학생이 아닌 사람들도 꽤나 많이 살고 강아지도 고양이도 자유롭다. 오후가 되면, 기숙사 앞 테니스장이 가득차고, 주말이 되면 큰 운동장에서는 팀을 이뤄 게임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 마을 같은 느낌의 중국 대학... 평화롭다.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한국 사람하고는 좀 피하고 싶고, 중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내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없고, 나는 말도 못하고 용기도 안 나고... 2,3주 지났을 무렵, 정말 서울이 그리웠다. 친구 딸네미 에게 부탁하고 온 고양이가 어찌나 보고 싶던지 자꾸만 눈가가 시큰거렸다. 2년은 된 것 같은, 반 옮기느라 스트레스 받은 것이 날 지치게 하고 주눅 들게 만들었다.

 

不怕慢,只怕站。(느린 것을 걱정하지 말고, 중도에 그만 두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라.) 성공의 비결은 그만 두지 않는데 있다고 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주눅 들지 말고, 스스로에게 칭찬도 해주면서 이웃에게 미소도 지어주면서 그렇게 공부해야겠다.

加油, 大家加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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