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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학생일기


제 목 | 어리버리 농땡이... 소주에가다! 세번째

작성자 : 찬휘 작성일 : 2013-12-25 조회 : 1477


 하하...

 

전 오늘 기말고사를 쳤답니다

 

앞으로 살면서 수 많은 시험이 있겠지만 학교다니면서 치는 시험은 마지막이네요...

 

시원섭섭합니다.

 

그저 F만 안주시길 빌고 비옵니다

 

여러분은 한국에서 거지 많이 보세요?

 

저는 거지를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시장에서 가끔 찬송가가 불가 틀어놓고 시장 바닥을 온 몸을 끌고 다니시는 장애우는 봤어도 거지는...

 

아!!!

 

시내 나가서 본 적이 있네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거지의 기준은 머리는 안 감은지 석달 열흘이요, 계절과는 관계없는 옷에, 햇빛에 그을려 시커멓게 변한데다가 안씻어서 시커멓게 변한 몸으로 돈통을 들고 다니는 이들을 지칭합니다

 

중국에 거지가 많다 많다 얘기는 들었지만 처음에는 못봤습니다.

 

물론 제 행동 반경이 짧아서겠지요.

 

하루는 중국인 친구와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당이였는데 신장요리집이였습니다.

 

닭도리탕 비슷한 요리와 호박죽 비슷한 탕^^;; 그리고 양꼬치와 고구마 맛탕이 맛있는 집이였죠.

 

제가 사는 동네 근처에는 싸고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였습니다.

 

아무튼 그 집은 1층 벽면이 죄다 유리에서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밥을 먹다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니 할머니 거지가 서 있더라구요...

 

갑자기 밥이 턱! 하니 걸려서 안 넘어가는 기분을 아십니까?  

 

불쌍해 보여서 도저히 밥이 안 넘어가는 겁니다.

 

식당에서 나와 친구를 먼저 보내고 저는 반대쪽으로 걷는데 그 할머니 거지가 제가가는 길 앞에서 구걸을 하는겁니다.

 

주머니에는 5元이하로는 한푼도 없는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려는데 제 앞에서 돈통을 흔들더군요.

 

중국에서는 돈 주면 그 주위에서 떼거지로 나와!

 

중국에서 돈 주면 아예 지갑까지 털려!

 

등등의 소리를 들었기에 저는 냅따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리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였습니다!!!!!

 

걸핏하면 보이는 거지에 흔들리는 돈통소리...

 

제가 그런데는 좀 약해서 1元 ,5毛씩 주기 시작했고 어떤 날은 하루에 적선비만 5元 씩 나가는거 였습니다.

 

이거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나라 거지한테도 적선 이렇게 안 할꺼다.

 

만나는 거지마다 돈을 주다니...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데 내가 왜 남의 나라 거지를 돕냐...

 

너 먹고 살기도 힘들다!

 

라는 나름대로의 자기 합리화 방법과 후배의 "언니나 잘 챙겨 먹을 궁리 하쇼!" 라는 충고에 저는 진짜 어린 거지, 노인, 장애인 외에는 안 돕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거지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제가 상해를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말입니다.

 

10元정도 나왔는데 기사 아저씨께 드리는데 문이 저절로 열리는게 아닙니까?

 

어리버리하게 차에서 내리자 그 앞에는 바퀴달린 나무판에 앉아 있는 거지가 당당하게 "1元!" 이라고 하는게 아닙니까?

 

아니 내가 열어달라고 했냐고요...

 

전 못들은척 지나쳤습니다.

 

그러자 그는 "샤오지에! 이콰이! 이콰이!" 를 외치며 절 따라오는겁니다.

 

제가 빨리 걸어서 그에게서 멀어지자 그가 큰소리로 뭐라 했습니다.

 

전 그게 욕이라 짐작할 뿐입니다.  (국경을 넘어 욕을 먹고... 너무 오래 살지 않을런지...)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개찰이 되기전 숙소 친구에게 전화를 하려고 상점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전화를 하고 역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10살정도의 꼬마가 손을 내밀면서 제 앞에서 방긋 웃는게 아닙니까???

 

평소같으면 돈을 줬겠지만 여기는 역...

 

수많은 거지가 있는데 나보고 어쩌라구요!!!

 

너무 당황해서 한국말로 "너 누구니? 왜 이러니!" 라고 하자 그 아이는 이상한 사람한테 손벌렸군. 하는 식으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더이다...

 

북경에서는 지하철 입구로 나오는 길고 긴 계단 있죠?

 

그 계단에 4무리의 거지들이 5걸음도 안되는 공간에서 상,하,좌,우로 앉아서 동냥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한테 적선을 하면 누구는 안해줄 수도 없고...

 

허허...

 

왕푸징 거리에서는 아무리봐도 기형아같았습니다.

 

눈은 몰려있고 코를 납작하고...

 

참 불쌍해 보이는 아이였는데 맥도날드 컵을 들고 구걸을 하더라구요.

 

1元을 주려는데 옆에서 후배가 "아마 뒤에서 봐주는 사람 있을꺼야. 저런 애한테 줘봤자 걔한테는 가지도 않아요. 그냥 와요." 라고 잡아 끌어서 그저 돌아서야만 했기도 했었습니다.

 

북경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기 위해 대합실에 앉아있는데 한 깡마른 여자아이가 오더니 손을 내미는게 아닙니까?

 

그 앞의 사람이 못본척하자 갑자기 무릎을 팍! 꿇는데...

 

그 교육받은듯한 자세와 표정...

 

충격이였습니다.

 

저희일행은 너무 황당해서 말도 못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보통 중국 역은 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고 아니면 1元정도의 돈을 내야합니다.(내가 사는 곳만 그랬는지 원...ㅡ.ㅡ;;)

 

그럼 그 거지는 1元을 내고 들어왔다는 얘기인가?

 

투자가치가 있을까요?

 

아님 다른 출구로 들어온거야!!!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데 더운 여름날 온 몸을 칭칭 감은 여자가 손을 내밀어서 자세히 보니 온몸이 화상으로 짓물러져 있었습니다.

 

진짜 중국에 가면 내 평생 만날 거지의 종류를 다 볼껍니다.

 

그 거지에게 적선을 해주고 안 해주고는 자유이지만 그런 거지들...

 

웬지 급속한 발전과 지역격차로 하루하루 구걸에 의존하는 중국의 또다른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만날때 마다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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